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알레고리 블루

임영훈 | 페이지오브매드니스 | 9,000원 구매
0 0 110 31 0 11 2022-02-21
시, 산문, 소설 모음집 타인에게서 전력질주로 도망친 내가 도착한 곳은 나르시시즘이라는 동굴이었다. 그 동굴은 배달음식 플라스틱 용기의 새하얀 빛과 치킨을 시키면 오는 맛소금으로 가득했다. 동굴의 내부는 거울로 이루어졌고, 거울을 보면 거울마다 신이 있었다. 나는 동굴 속에서 세계를 마음껏 비웃을 수 있었으나 거울 앞에서 웃을 수는 없었다. 그렇게 동굴에서 9년간 계속해서 자폐적인 방식으로 자라난 나의 우울이 몸통이라는 동굴 내부 벽면에 그린 낙서를 우울의 붓기가 빠진 현재 종이 위 글자로 옮기고 다듬었다. 자기자신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한 인간이 자기자신이라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이며, 부조리한 아픔인 우울에 반 쯤 침몰된 나르시시즘이라는 난파선의 항해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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